일자리 구하지 못해 고향에도 못 가는 2030 청년실업자 늘어
[CBS사회부 조은정 기자]
◈ "성공해 내려가려 했는데…"고향 뒤로한 88만원 세대들
전국에 위치한 고용지원센터에는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반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새해를 지나면 27살이 되는 이경훈씨. 어린 나이에 벌써 수차례 직장을 옮겼다. 군대 제대한 뒤 성공하겠다며 나고 자란 전라도 고향을 떠나 무작정 서울로 올라 왔지만 구할 수 있는 일자리는 변변찮은 비정규직뿐이었다.
“음식 배달업에서 가게 종업원, 공장까지 안 해 본 것 없다”는 이씨는 최근에 세공 공장에서 일하다 계약기간이 만료돼 다시 실직상태에 빠졌다.
이씨는 “성공하려고 서울에 올라왔는데 처지가 이렇다보니 차마 고향에 내려갈 수는 없고, 근처 PC방에서 게임하면서 명절을 보낸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씨가 가장 견디기 힘든 것 중 하나는 서울에서는 아직도 주변을 멤도는 외톨이라는 것. “서울에는 속마음 터놓고 이야기 할 친구가 없다”는 이씨는 “고향 음식보다도 때꼽재기 친구들이 더 그립다”고 했다.
◈ 12월 31일날 해고통지 받아, 정겨운 설날은 사치
2008년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해고 통지를 받은 정경화(35,여)씨.
공장에서 근무하다 작년 초부터 음식점으로 옮겼지만 새 직장에서도 계약 1년을 채우자 여지없이 정씨를 해고했다. 성실히 일했고 가게 직원들과도 정들었지만 불경기에 부는 감원바람에 정씨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향에 내려가 각박한 마음을 달래보고 싶지만, 경비도 없는데 왠지 사치인 것 같아 혼자 지내는 것을 택했다. 경남 함양이 고향인 정씨는“설날 차례 상에 올리던 삶은 문어가 가장 먹고 싶다”면서 고향음식을 그리워했다. 정씨는 또 “어린시절 가족 친지들로 북적거리면 마냥 신이나곤 했는데, 이제는 이런 처지를 구해줄 사람 없이 철저히 혼자라는 사실이 서글프다”고 외로움을 터놓는다.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비정규직을 전전하고 있는 88만원 세대. 한창 나이 사회에서 활약하면서 고향에 금의환양 해야할 청춘들이, 고용불안으로 넘어지고 또 좌절하면서 따끈한 떡국 대신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우울한 설을 보내고 있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기사전송 2009-01-27 07: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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