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당신은 엄마고 아내다. 그리고 당신이다. 그런데 이 많은 이름이 당신을 한없이 옥죈다. 우리는 그저 순응하고 살아야 하는 존재일까? 절대, 아니다. 당신이 거절을 미루는 순간 당신의 생활은 바오밥나무 한 그루 심겨진 것처럼 정신없고 복잡해질 것이다. 결국엔 일상의 일부를 삽으로 푹 떠서 버리고 싶은 심정이 될지도 모른다.
1 나, 거절 못하는 불치병일까?
• 거절 못하는 걱정쟁이 엄마 A
"거절하면 부탁한 사람과 사이가 나빠질까봐 걱정돼"
거절하면 상대방이 기분 나빠하고 그 결과 그 사람과 사이가 나빠질까봐 두려워서 거절 못하는 타입. 좋아하는 상대와는 늘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상대방이 기분 나빠하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는 것이 상대에 대한 배려나 존중이라고 착각하는 타입.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의 부탁은 더더욱 거절하지 못한다.
• 거절 못하는 소심쟁이 아내 B
"내가 거절하면 나쁜 결과가 생길까 두려워"
거절하면 상대방의 기분이 나쁠까봐, 혹여 상대가 복수할까봐 발 뻗고 잠도 못 잔다. 물론 거절을 할 수도 있지만 속은 영 께름칙하다. 부탁하는 상대가 나보다 지위가 높거나 내 이익에 관여할 위치에 있을 때는 더더욱 싫은 소리를 못한다.
• 거절 못하는 의식쟁이 당신 C
"다른 사람에게 나쁜 사람이라는 비난을 듣고 싶지 않아"
타인의 칭찬과 인정이 자기가 괜찮고 좋은 사람이라는 자기 인정의 근거가 되는 타입. 거절은 자기 인생의 실패와도 같다고 생각할 정도. 이 타입에게 타인과의 갈등이나 거절은 곧 대인관계에서의 실패를 의미한다. 대인관계에서의 실패를 자신이 별로인 사람이라는 뜻으로 생각해 가능한 한 갈등을 피하려다 보니 거절을 하지 못한다. 대부분 완벽주의자다.
2 당신에게 거절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
• 엄마라서 거절하지 못할 일은 없다
<이유> 당신은 완벽한 엄마가 아니기 때문이다. 완벽 엄마, 슈퍼 엄마, 착한 엄마 콤플렉스부터 버려라.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다른 누군가가 당신의 완벽 콤플렉스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 아내니까 거절해도 된다
- 당신이 거절하지 않으면 아이는 당신의 권위를 무시하게 된다. 거절은 결국 자신의 입지뿐 아니라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다. 거절을 통해 나를 보호하고 타인에게 내 생각과 취향, 성격을 알려 나를 인정하게 해야 한다
- 가정의 중심은 아내다. 가족관계를 효과적으로 주도하기 위해 거절이 필요할 때가 있다. 남편의 요구나 아이의 요구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것도 엄마가 보여서는 안 될 태도다. 남편이나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해도 당신의 기준선 안에서 해결할 것을 권한다.
- 갈등이 없으면 가족이 아니다. 거절로 인한 갈등이나 결과를 결코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특히 거절 후 불편한 마음을 죄의식으로 키우거나, 거절로 인해 상대방이 기분 나쁠까봐 눈치를 보는 것도 좋지 않다.
• 당신은 엄마, 아내이기 전에 하나의 자아이기 때문에 거절해야 한다
- 누군가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게 아니라면 거절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 정말 좋은 엄마(혹은 아내, 당신)는 적절하게 거절할 줄 아는 사람이다. 즉, 거절은 자신의 삶에 중요한 목표가 있다는 뜻이며, 그래서 거절할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에 차후를 내다볼 때 긍정적인 이미지를 불러올 것이다.
- 엄마(당신, 아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거절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이를 가족들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3 거절 못하던 당신, 이번에는 기필코 '바뀌고' 싶다면? "나 개조법"
• 상황 올바르게 판단하기
거절 상황인지, 협상 상황인지, 설득 상황인지 판단한다.
- ‘거절’ 상황인가? ∥ 상대방이 내게 무언가를 부탁한다. 그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이유가 없을 때는 들어주는 게 좋다. 기준은 부탁을 들어줬을 때 내 마음이 편한지 불편한지 여부 등 주관적이고 다양하다.
- ‘협상’ 상황인가? ∥ 상대의 이익과 내 이익이 충돌하는 갈등 상황. 시간이나 이익 조건 여부가 기준이 된다. 합리적인 협상을 위해 자신의 요구 조건을 정비하고 근거를 재정비하는 게 유리하다.
- ‘설득’ 상황인가? ∥ 상대가 어떤 대상에 대해 갖고 있는 태도를 변화시킬 때 필요하다. 자신의 생각과 대치되거나 상대의 생각을 내 쪽으로 이끌고 싶을 때를 대비해 설득 주제를 충분히 파악하는 게 좋다.
- 거절 트레이닝 ∥ 당신은 거절한다. 그러면 상대가 어떤 말을 한다. 당신은 버텨보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양보한다. 시간이 훨씬 지난 후 그 논쟁을 다시 한 번 머릿속에 떠올려보면 어떤 책략에 빠졌는지 깨닫게 된다. 다음날부터 계속해서 동료들, 상사, 친구들, 이웃들 혹은 직원들이 당신의 ‘마음을 돌리려고’애쓰는지 잘 살펴보라. 그것을 일기장이나 메모지에 재빨리 기록해두라. 당신은 더욱 화가 날 것이다. 그것은 거룩한 분노다. 그 분노가 당신을 불리한 상황에 수긍하지 않도록 해준다.(<기분 나쁘지 않게 당당하게 표현하는 거절의 기술> 중)
• 거절 근거가 합당한지 파악하기
나를 들여다보고 거절했을 때와 거절하지 않았을 때의 상황을 비교해본다. 합당한 거절 이유는 그 부탁을 들어줌으로써 내게 심각한 손상이나 손실이 발생할 때, 내 원칙이나 가치에 위배될 때, 도덕·윤리·사회 규범에 어긋날 때다. 단지 귀찮다는 이유로 거절하기 시작하면 이기적인 사람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 약간 손해를 보더라도 상대의 큰 이득이나 손실이 걸려 있다면 일단 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거절하는 이유를 밝히면서 거기에 동의해달라고 애원할 필요는 없다.
• 화내지 않기
화를 내게 되는 상황은 다양하다. 단지 귀찮거나 약간의 손해를 볼 듯해서 화를 낸다면 당신의 인격은 재평가될지도 모른다. 화를 내기 전에 다음 3가지를 떠올리고 상황을 판단하자.
- 중요한 문제인지 검토할 것. ∥ 사소하거나 그냥 거절하면 될 일에 대해 화낼 필요는 없다. 그러므로 화를 낼 만큼 중요한 문제인가를 먼저 생각한 후 태도를 결정한다.
- 과연 화를 내는 것이 올바른가? ∥ 화내는 것이 타당한가의 여부를 생각해본다. 오해나 과대 해석으로 화를 내는 경우도 많다. 먼저 다양한 정보를 탐색한다. 상대가 의도적으로 이런 상황을 만들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방법이 있는데도 상대가 내게 무리한 부탁을 하거나 나를 공격한다고 판단되면 화를 내는 것이 타당하다.
- 화를 내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까? ∥ 화를 내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화를 내 오히려 내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수가 많다. 그러므로 화를 내는 것이 내게 도움이 되는지 방해가 되는지를 생각해보고 원하는 것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면 화를 내는것이 순서다.
• 당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걸 잊지 않기
거절당하는 게 두려운 사람들은 일에서나 가정에서나 다른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혹시 자신이 거절당할까 두려워다. 그러다 보면 자신 앞에 쌓인 일에 허덕이느라 어떤 일도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하게 된다. 자신의 분노를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하면 그 분노가 은연중에 튀어나와 자신과 주변 사람 모두를 힘들게 한다.
만일 당신이 거절당하는 것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이 있다면, 먼저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확신이다. 당신은 이제껏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왔다. 그것만으로도 당신은 좋은 사람이란 게 입증된다.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당신을 거부하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해라. 당신은 충분히 좋은 사람이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가져도 된다. 그러면 더 이상 거절당할까봐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며, 당신이 거절할 수도 있음을 알게 된다.
• 이번에는 기필코 ‘바꾸고’ 싶다면? 상황 개조법
상황은 안전하다, 그러니 당신부터 지켜라_ 거절한다고 해서 관계나 상황이 나빠지는 건 아니다. 항상 자기 기준을 두고 영역을 지켜야 한다. 상대에게 방어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 당신에게서 뭔가 얻을 만한 것이 있음을 아는 상대는 비로소 자신의 요구를 드러낼 것이다. 그들은 요구하고 또 요구할 것이다.
당신이 미리 필요한 방어 조치(=거절)를 취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어떤 상대든 당신 기준의 경계선에 정지시킨 뒤 “나는 거절이 아닌 협상 태도를 취할 거야. 당신의 의도를 파악했고, 내가 원하는 바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결정해서 네게 말할 거야”라는 태도를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그러면 상대는 당신을 설득하려 들 것이고, 당신에게 원하는 바를 온갖 미사여구로 표현할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 빠져들어선 안 된다. 일단 기준을 세워두고 그 기준에 합당치 않을 경우 “다시 생각해볼게”라고 말한 뒤 상황을 멈추는 게 더 좋다.
4 정중하면서도 단호한 거절의 실전 기술
• 1%의 여지도 남기지 않고 단호하게 거절하는 노하우
- 상대가 반복해서 부탁하지 않도록 거절은 단시간에 끝낸다 ∥ 특히 업무 중 걸려온 불필요한 텔레마케팅 전화에는 “필요 없습니다”, “미안하지만 제가 시간이 없습니다”라며 대화를 서둘러 끝마친다.
- 거절 전에 상황 파악부터 끝내라 ∥ 단호한 결정을 내려야 할수록 지금 누구와 나누는 대화인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거절 수위는 어느 정도로 할지 등을 체크하는 것이 빠른 거절을 위해 좋다. 상황 파악이 늦으면 ‘일단 들어보고 결정하기’, ‘일단 써보고 다음 일주 내에 환불’ 등과 같은 제안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 집요하게 요청하는 만큼 집요하게 거절하라 ∥ 경우에 따라 절대 한 번의 거절로는 쳐낼 수 없는 상대가 나타날 수도 있다. 그의 사정도 사실 매우 절박할 수 있다. 그가 오늘 꼭 10명의 목표를 달성해야만 잘리지 않을 상황이라면 당신이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거나 마음이 흔들리는 것 같으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것이다. 그때 지쳐서 말을 이어나가지 않는 것은 결국 항복의 흰 수건을 던지는 것과 같다. 상대의 끈기만큼 거절이라는 승리를 위해 당신도 집요하게 거절할 필요가 있다. 단, 말을 너무 많이 하면 당신이 자신감이 없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임을 기억하자.
- 결코 ‘감사하다는 말에 중독’되지 말 것 ∥ 부당한 요구를 하기 위해 당신에게 접근하는 이들은 자신들이 당신에게 고마워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 말이 끝나는 순간 그들은 대체 무엇이 고마웠는지 잊어버릴 뿐 아니라 언젠간 당신에게 베풀어야 한다는 사실도 잊는다.
• 윗사람, 권위자, 힘 있는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는 노하우
- 요청받은 그 내용 자체에만 충실하게 근거를 댈 것 ∥ 괜히 다른 말을 하다 덜미를 잡힐 수 있다. 거절에 승리하려면 최대한 그 상황과 거기에 따른 당신의 판단만 선언한 뒤 일관성 있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당신이 텔레마케터나 시간이 많은 상담원이 아니라면 아는 선 안에서 견해를 정리해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 상대가 나 혹은 대인관계를 보는 관점을 파악해 그에 맞는 분위기로 말을 이어나갈 것 ∥ 예를 들어 상대가 쫛쫛카드의 골드 클래스를 당신에게 제안한다고 치자. 그때 당신은 이미 골드 클래스 회원 자세로 거절해야 한다. 물론 그 주제나 위치에 따른 구차적인 정보에 대해 완전히 파악하고 요목조목 근거를 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골드 클래스’라는 명칭이나 제안에 대해서 황송해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골드든 골드 클래스 할아버지든 당신의 일상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 강약과 완급을 조절해 효과적으로 거절하는 노하우
- 제스처와 목소리 톤을 체크할 것 ∥ 때로는 언성을 높이는 것보다 경청 후에 조용히 대응하는 거절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그건 당신이 그 문제에 열을 올리거나 흥분하지 않는다는 증거이고, 현재 당신이 이성적 판단을 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 거절 후 예상되는 상대의 공격에 대비하라 ∥ 언제나 우리는 공격을 받고 그에 대응하는 태도로 설득과 거절에 익숙해져야만 한다. 특히 이벤트 전화, 외판원의 방문 등 기습적인 상황에 놓일 수 있으므로 항상 긴장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뭔가 비슷한 상황에서 건넬 말 정도는 생각해두는 게 좋다.
• 상대의 기분을 배려하며 부드럽게 거절하는 노하우
- 승낙 후 다시 거절해야 할 때도 있음을 염두에 둔다 ∥ 물론 일 처리가 부드럽게 잘돼 상대와 좋게 마무리되는 상황도 있다. 그러나 모든 상황에는 변수가 있고 애초에 이미 결론지은 일을 뒤집어 다시 거절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그 일이 완전히 당신 손에서 떠나기 전까지는 상대와의 밀고 당기기에서 어느 정도의 긴장은 유지하는 것이 좋다. 사람들이 당신을 변덕이 심하다고 여기는 것은 대수로운 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더 이상 당신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 뒤끝을 남기지 않는 사람이 진짜 거절을 잘하는 사람이다 ∥ 대부분 거절을 당하면 거절한 상대에게 악감정을 갖기 쉬운데 이는 끝맺음의 차이다. 똑같이 거절당했는데 다시는 보기 싫은 사람이 있는 반면, 다른 기회에 다시 추천하고 싶은 사람도 있다. 어떻게 거절하느냐는 다음의 ‘효과 만점 거절 멘트 8’ 부분을 참조할 것. 현재의 거절을 잘 ‘마무리’하면 다음에 거절을 ‘선택’하기도 쉬워진다.
• 거절에 실패했다면 후회가 아닌 반성을 할 것
- 설득당한 이후에 땅을 치고 후회하고도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이미 벌어진 일을 놓고 상황 탓, 줏대 없는 자기 책망을 한들 소용없는 일이다. 이번에 설득당한 이유는 뭔지, 어디서부터 잘못됐고 어떤 부분에서 마음이 흔들렸는지 등을 체크해 다음 기회에 실행하는 것이 낫다.
5 야심만만! 거절의 '眞' 기술
眞 1 기습 공격에 대항할 것_ 기획 상품을 내놓고 “이건 싸게 파는 마지막 물건이라 내일이면 다 팔려서 없을지도 몰라요. 서둘러 사가세요!”라고 말하는 점원의 말에 당신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인다면, 상대는 당신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갈 것이다.
① 그때 상황을 침착하게 받아들이고 검토해보라. 자신의 기준으로 여과해야 공격해야 한다.
② 그리고 “이 제안이 내게 실제로 좋을까?”라고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또 그 가치를 이득과 체면의 비중에 따라 살펴보라.
③ 특히 현재 눈에 보이는 그것의 이득이 장기적으로도 유지될지 검토해보라. 거기까지 했다면 이제 상대에게 당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다.
眞 2 기준을 말할 것_ 누군가로부터 도움 요청을 받으면 무조건 “좋아, 도와줄게”라고 말하지 말고 “도와줄게. 하지만 이런저런 선까지만 도울게. 나중에 실망스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지금 그 점을 분명히 해뒀으면 해”라고 말하라. 그러면 계속 곤란하게 거절해야 할 상황에 처하지 않게 된다.
眞 3 죄책감이나 양보는 절대 금지_ 자신이 감정적 호소에 질질 끌려 다니는 ‘착한 사람’이기를 거부하는 선이 어디인지를 상대에게 분명히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권위를 가진 사람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자기가 맡기 싫은 책임을 당신에게 전가하려 한다면, 어떤 조건일 때 그 책임을 떠맡을 용의가 있는지 처음부터 분명히 말하는 게 좋다. 그 사람이 불쾌해하거나 실망감을 내비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 당신이 부담스러워하는 한계선이 어디인지 상대도 알게 되었다. 상대와의 관계에서 이런 긴장들을 감수하지 않으면 상대는 그것을 기껏해야 당신의 핑계쯤으로 해석하고 당신에게 계속 불리한 부탁을 할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상대에게 ‘아무도 그것을 하려 들지 않을 때 결국 하는 그’가 되고, 더불어 남들이 귀찮게 여기는 것을 당신에게 쉽게 떠맡기게 될 것이다.
6 문장 앞에 붙이면 PLUS UP! 효과 만점 거절 멘트
“정말 미안해, 하지만…” >> 상대의 마음이 상하지 않게 하면서 확실하게 거절하고 싶을 때 이 말을 반복한다. 친한 친구 혹은 거절 후에도 계속 봐야 하는 상대에게는 이 말을 반복하면 된다.
“아, 그런 일이 있었구나”, “무척 곤란하시겠어요” >> 이것을 거절의 말 서두에 붙이면 상대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 ‘당신의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나는 거절을 원한다, 당신 사정이 충분히 이해가 되고 안됐다고 생각하는데 도와줄 수 없어서 정말 미안하다’는 의지도 함께 전달된다. 이해한다는 태도는 보여주되 당장 YES라고 말하지는 말 것.
“저는 정말로~ 할 생각이 없어요” >> 미안하다고 굳이 머리를 조아리지 않아도 될 상대라면 이 멘트를 사용해 거절에 대한 이해를 구하자. 분명한 거절 의사를 전할 때 쓰는 말이다.
“관심 없습니다” >> 불필요한 전화를 받았을 때 이 말을 건네면 간단명료한 거절 방법이다. 거절할 틈을 노리고 계속 전화를 이어가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시간 낭비다.
“부탁을 받아드리기 좀 어렵네요” >> 거리는 있지만 부드럽게 거절해야 하는 상황에 쓰는 말. 간접적인 화법을 이용해 상대방이 최대한 상처를 덜 받게 한다. “도와드리고 싶지만”이라는 표현은 절대 금지. 부탁하는 상대가 계속 말꼬리를 붙들고 늘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만큼은 부탁을 거절해야 할 것 같아요” >> 상대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고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이어나가야 할 때는 다음에는 들어주겠다는 식으로 문장을 끝맺는 것이 좋다. 확신을 줄 수 없다 해도 다음을 기약하는 것이 관계 유지에 도움이 된다.
“Yes라고 말하지 못해서 미안해요” >> 굳이 미안한 상황이 아니라도 상대의 부탁을 정중히, 여러 차례 거절해야 하거나 도저히 상대방의 요구에 확신을 줄 수 없는 상황일 때 이 말을 쓰면 된다. 당신이 너무 온순해 보이면 사람들은 당신이 쉽게 요구를 들어줄 거라 여기고, 들어주지 않을 시 화를 낼 수도 있다.
“저는 정말 안 될 것 같아요” >> 거절하는 자신을 낮춰 한 번 더 거절하는 방법. 그러나 이 경우 자칫 “충분히 하실 수 있어요” 혹은 “에이,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보세요”라며 상대가 자신의 의지를 피력하고, 당신은 거절 의지를 밀고 나갈 수 없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된다.
7 당당하게 거절하려면 이 표현은 절대로 쓰지 말 것
• No라는 말을 분명하게 하고 모호한 표현으로 얼버무리지 말 것
“그건 지금은 좀 어려울 것 같은데….”
→ 그럼 언제 되느냐고 상대가 질책처럼 물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당신은 완전히 거절하지도 못한 채 또 다른 거절 상황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양심의 가책을 받는다는 인상을 주지 말 것.
“죄송해요. 지금 저도 그것 때문에 매우 마음이 곤란해요. 하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네요.”
→ 설득 원리의 제1조항의 거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제시한 다음 진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제안한다. 이미 한 번 거절한 상황에 대해 우리는 미안한 마음이 있고, 부탁한 상대는 그 미안함을 이용해 또 다른 부탁을 할 것이 분명하다.
• 무뚝뚝하거나 심지어 친절하지 않게 대하지 말 것
“그 일은 생각하기도 싫어요.”
→ 왜 생각하기 싫은지에 대한 주제로 넘어가게 된다. 상대는 당신의 오해를 풀기 위해 원리부터 차근차근 말을 시작할 것이다. (그것도 전문적으로, 교육 받은 대로. ) 그러면 당신은 오해를 풀어줬다는 감사에 부탁을 들어줄 수밖에 없게 된다.
• 핑계와 어쩔 수 없는 거짓말을 내세우지 말 것
“그것은 불가능해요. 숙모께서 주말에 와 계시고, 또 저는 회사에….”
→ 핑계와 변명은 또 다른 부탁을 부를 뿐이다. 회사에 가 있다? 그럼 그 사람이 회사로 찾아온다고 당신은 뭐라고 말할 것인가? 회사에서 다른 곳으로 출장 간다고 할 것인가? 그러면 부탁하는 쪽에서는 다음 주에 집에 올 테니 한 번만 만나달라고 할 것이다. 빚 독촉 당하는 것도 아닌데 초인종 소리에 두려워할 상황이 생기기 전에 핑계와 변명은 집어치워라. 누구도 당신을 변명의 궁지로 몰아세울 수는 없다.
• 이해해달라고 애원하지 말 것
“제발 제 입장을 이해해주세요. 유감이지만 전 그렇게 할 수 없어요. 혹시 화나신 건 아니죠?”
→ 부탁하는 상대의 기분을 중요하게 여기면 상대는 눈물을 훌쩍이거나 아쉬워하면서 상황을 어떻게든 진전시켜보려 할 것이다. 당신이 상대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은 곧 상대에게 틈을 열어준 것이나 다름없다.
• 스스로 약해지지 말 것
“저도 제가 이기적이라는 거 알아요. 하지만….”
→ 당신 자신을 스스로 낮출 필요는 없다. 모든 부탁을 거절하면 당신의 인격은 제로라는 것인가? 상대에게 약한 모습을 보일수록 설득당하기 쉽다.
• Yes라고 말해놓고 돌아서서 제3자에게 당신을 이용하는 상대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지 말 것
“그런데 K씨 가족들은 점점 더 뻔뻔스러워지네.”
→ 이 말이 돌고 돌아 부탁한 당사자의 귀에 들어갔다고 치자. 그는 당신이 부탁을 들어준 것을 고맙게 여기기도 전에 당신에게 이 문제를 따지려 들 것이며, 당신은 또 하나의 부탁을 들어줘야 할지도 모른다.
도움말 박수애(<20대 여자가 꼭 알아야 할 거절의 기술 34> 저자)
참고도서 <기분 나쁘지 않게 당당하게 표현하는 거절의 기술>, <이기주의자로 살아라>
모델 김두희
패션 스타일리스트 서동예
사진 최재인>
진행 안소윤 기자
자료출처 리빙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