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더욱 폼 나고 더욱 고상하게 보일지 고민하는 이들은 촌스러운 것은 절대 가까이 해서는 안 되는 싸구려쯤으로 여긴다. 그러나
촌스럽다고 모두 조악한 것은 아니다. 촌스러운 것에는 그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다. 촌스러운 것에서 발견하는 또 다른 아름다움.

1 아트 모빌로 탄생한 울긋불긋한 플라스틱 소쿠리
재래시장 한쪽에 수북이 쌓인 울긋불긋한 소쿠리는 싸구려에 촌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빨강, 노랑. 파랑 등 다양한 색에 속이 깊숙하고 짜임이
촘촘한 소쿠리를 마주 보도록 글루건으로 붙인 다음 길게 연결하면 재미있는 모빌을 만들 수 있다. 싸구려에 촌스럽기만 하던 플라스틱 소쿠리가
훌륭한 아트 작품이 되는 순간이다.

2 키치 스타일의 아트월로 거듭난 양은 밥상
재래시장의 싸구려 물건들은 유치하고 촌스러운, 그래서 키치적인 스타일로 분류된다. 할머니 댁에서 보았을 법한 양은 밥상이 대표적인 아이템.
절대 부서지지 않는 데다 쓰면 쓸수록 관록을 더해 운치가 느껴지는 양은 밥상을 지극히 모던한 공간에 걸어보자. 유치하게 알록달록한 색상과
그림, 과장된 장식들이 적절히 어우러지면서 새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3 수납공간으로도 충분한 양은 밥그릇
밥그릇에도 시대의 분위기가 담겨 있다. 70~80년대 밥상 위를 장악했던 밥그릇은 유치찬란한 그림이 그려진 양은 밥그릇이었다. 하나만 보면
촌스럽지만 여러 개 뒤섞어놓으면 수납 역할을 담당하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 화장대 한쪽에 올려 활용하면 멋스러운 키치스타일 의 수납공간이
마련된다.
4 가화만사성 표구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분위기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된다는 의미의 ‘가화만사성’. 80년대에는 대부분의 가정에 ‘가화만사성’이 큼직하게 적힌 표구 하나쯤 걸려
있었더랬다. 지금 보면 칙칙하고 촌스러워 쓰레기가 될 수 있는 아이템이지만 촌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컬러와 패턴의 패브릭 벽에 매치하면
가화만사성 표구는 한층 빛을 발한다.

5 비비드한 컬러로 승부하는 싸구려 플라스틱 의자
부동산이나 미용실 한쪽에 자리 잡고 있던 알록달록한 색의 플라스틱 의자는 가벼운 데다 몇천 원이면 살 수 있는 터라 필요에 따라 이동하며
다용도로 활용했다. 당시에는 무척 촌스럽게 느껴지던 컬러였지만 비비드한 컬러에 대한 시각이 바뀌면서 차갑기만 한 모던한 공간에 정감어린
코너 공간을 만들어낸다.
6 촌스러워서 선명한, 그래서 유치한 색동 쿠션
쓸모 없어 처분한 지 한참 지난 혼수 이불. 그때는 색동이 참 촌스럽기만 했다. 하지만 한국적인 키치 스타일을 완성하는 데 색동이라는 모티브만큼
대표적인 것도 없다. 다양한 컬러 톤으로 매치된 오색찬란한 색동 원단을 활용해 쿠션을 만들어 심플한 공간에 놓으면 촌스럽지만 선명해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8 옛날 법랑 세숫대야 속 작은 연못
한동안 애물단지였지만 지금은 찾는 이가 많아 인기 상품이 된 옛날 법랑 세숫대야. 물을 담아 사용했던 용도를 최대한 활용해 꽃이나 플로팅
초를 띄우면 운치가 느껴진다. 유치찬란한 그림이 그려진 세숫대야 자체가 주는 키치적인 분위기 때문에 특별한 장식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멋스럽다.
9 추억의 겨울 취미, 스킬 자수 표구
일정한 길이로 자른 털실을 갈고리 모양 바늘로 망사에 걸어 수를 놓는 스킬 자수는 80년대 당시 방석, 벽걸이를 만드는 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알록달록한 실 컬러가 조화를 이뤄 만들어내는 패턴이 집 안을 화사하게 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 단조롭게 느껴지는 공간 한쪽에 스킬
자수 표구를 걸면 촌스럽지만 개성 있는 공간이 된다.

촬영을 도와준 모티프원(motif1)은요…
도심 근교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은 이라면 모티프원을 찾아가보자.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에 자리한 모티프원은 예술가들의 작업 공간이자 헤이리를
찾는 사람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다. 방과 서재 등 10개의 공간으로 나뉜 모티프원은 5천여 권의 책을 갖춘 ‘library0’과 각 방의
서가에 비치된 1백여 권의 책을 통해 마음의 양식도 채울 수 있다. 게스트하우스 운영자에게 헤이리 안내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 상황에
따라 다르나 비수기와 성수기의 구분 없이 일주일 전에 예약하면 휴식이 필요할 때 언제나 이용 가능하다. 문의 031-949-0901, www.motif1.co.kr
위치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예술마을 헤이리 F-6
기획 | 박인숙 기자
사진 | 권오경
자료제공_우먼센스
우먼센스 기사전송 2009-02-10 0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