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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잇살? 근육 늘려!

사나이로 2009. 2. 24. 18:14

“먹는 양은 오히려 줄었는데 계속 살이 쩌.” “몸무게는 변함없는데 이상하게 옷맵시가 안 나.” 남의 일인 줄만 알았던 이런 푸념이 현실이 되는 순간 ‘나이 먹었다’는 것을 느낀다. 나이가 들면서 따라오는 신체적 노화는 누구에게나 반갑지 않은 일. 그중에서도 이유 없이 조금씩 살이 붙는 ‘나잇살’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30대 이후 모든 이의 ‘공공의 적’이다. 안 먹어도, 죽어라 뛰어도 왜 나잇살은 늘어만 가는 걸까?



노화→근육량 감소 및 호르몬 변화→나잇살…여성이 더 취약



슬프게도 인간의 생체시계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비만에 취약하게 되어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줄어드는 근육량이다. 근육은 지방을 태워 움직이므로 근육이 많을수록 더 많은 지방이 연소되는데, 나이가 들면 근육섬유가 가늘어져 지방연소율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먹는 양이 줄어도 오히려 살은 붙는 기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심경원 교수는 “나이가 들면서 저절로 살이 찌는 이유는 근육량이 감소해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초대사량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의 에너지 양으로 통상 나이가 1살 많아질 때마다 1%씩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30세 여성이 근육량이 같은 20세 여성과 같은 칼로리를 섭취할 경우 10%의 잉여 칼로리가 생긴다. 이는 고스란히 체내 지방으로 남는데, 이것이 바로 나잇살의 정체다.

호르몬 변화도 나잇살을 부추긴다. 특히 여성은 사춘기, 임신과 출산, 폐경 등을 통해 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변하면서 비만에 더욱 취약해진다. 산후비만이 중년비만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흔하고, 폐경 후엔 에스트로겐 분비량이 급감하면서 살이 찐다. 이때는 사춘기와는 달리 LPL 효소 활동이 복부에 집중돼 남성형 비만인 복부비만이 나타나기 쉽다. 남성은 40대 이후 테스토스테론이 급격히 줄면서 근육이 퇴화돼 복부비만이 심화된다. 이는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뇌졸중, 심장병 같은 성인병으로 이어진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이처럼 나잇살의 정체를 파악하면 나이 들수록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임을 알게 된다. 호르몬 변화는 어찌할 수 없지만 근육량은 운동으로 얼마든지 늘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 시에는 살을 빼겠다는 일념으로 운동시간 내내 뛰는 것보다는 근력운동을 함께 병행하는 것이 좋다.

특히 남성들에 비해 체지방률은 두 배가량 높고 기초대사량은 낮은 여성들은 근력운동 비율을 더 높여야 한다. 가끔씩 체육관을 찾아 몇 시간 뛰는 것보다는 TV를 보면서 아령을 쥐거나 맨손 체조해 기초대사량을 늘이는 것이 나잇살 방지에는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대한비만체형학회에 따르면 운동의 황금 룰은 최소 20분 이상, 주 3회, 한번에 300kcal 소모가 이상적이며 서서히 강도와 시간을 늘여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ㆍ식이만으로는 빼기 힘든 부위도 있어

성장기에 지방세포수가 늘어나 생긴 고도비만이나 심한 복부비만, 팔뚝과 허벅지 군살 등은 운동과 식이만으로는 빼기 힘든 대표적인 경우다. 이럴 때는 의학적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최근에는 수술법인 지방제거술 외에도 고주파, 초음파, 레이저, 주사제를 이용한 비수술적 지방분해요법이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그중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군살을 빼는 데 사용해 널리 알려진 PPC(Phosphatidylcholine) 주사는 수술의 위험을 줄이면서도 지방세포의 수를 효율적으로 줄이는 방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PPC 약물은 콩이나 두부에 함유된 레시틴이라는 물질로 인체의 세포막을 구성하는 인지질과 같은 성분이다. 원래는 동맥경화, 간질환, 치매환자의 혈관 속 지방을 분해하는 주사제로 사용되다가 1980년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미용치료제로 사용된 후 미국, 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국소비만 치료에 쓰이고 있다. 특히 PPC는 지방세포 파괴뿐 아니라 콜라겐 조직의 재생을 유도해 나잇살로 불리는 이중 턱이나 처진 뱃살 등에도 효과를 보이고 있다.

클리닉엠 김민 원장은 “기존 지방분해주사가 지방을 용해하는 정도의 효과를 보였다면 PPC 주사는 지방세포막을 파괴해 중성지방을 뽑아내고 지방세포를 괴사시키므로 안전하고 효율적인 시술”이라면서 “단 시술 간격과 횟수, 약물주입량을 잘못 조절할 경우 오한, 구토, 손 떨림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통상 3~8주 간격으로 3~5회 시술이 가장 적절한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붓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개인의 혈액순환 정도에 따라 주기를 달리하는 맞춤형 PPC 시술도 선보이고 있다. 김 원장은 “환자 개인의 상태에 따라 타 시술과 병행하면 최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PPC도 비만치료의 한 가지 대안인 만큼 평소 식이와 운동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m.com)
- ` Copyrights ⓒ 헤럴드생생뉴스  기사전송 2009-02-24 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