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향기를 제대로 만끽하기도 전에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 황사. ‘대륙의 모래’를 극복하기 위한 갖가지 방법이 인터넷을 떠돈다. 이런 다양한 요법들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 양방ㆍ한방 전문가의 황사 대처법에 대해 알아본다.
warning 바람을 통해 하늘 높이 올라간 모래 먼지가 대기 중에 퍼져 하늘을 뒤덮었다가 서서히 내려앉는 현상을 의미하는 황사. 3~4월에 주로 발생했던 황사 기간과 주기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1년에 보통 3~6일 정도 관측되던 것이 점차 늘어나 10일 혹은 20일 넘게 관측되기도 한다. 중국 지역의 산업화로 인해 납, 카드뮴 같은 중금속과 발암의 원인이 되는 오염물질까지 들어 있으니 가히 봄철 건강을 위협하는 주범으로 떠오를 만하다. 나아가 미세 입자들이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각종 산화물을 만들어내 사람뿐만 아니라 건물, 자동차 등도 해를 입게 된다.
황사 기간에는 외출 금지? 양방_ 가급적 실내에 머무는 것이 옳다. 솔직히 감기에 잘 걸리거나 천식이 있는 사람은 외출하지 않는 것이 낫다. 또 실내에도 외부 황사가 들어올 수 있으므로 공기정화기의 힘을 빌리는 것도 좋다. 사람이 드나드는 동안 먼지를 끌고 들어오게 되므로 바닥 청소도 다른 계절보다 자주 해주어야 한다. 청소는 물걸레로 한다. 마른걸레나 진공청소기는 먼지를 휘날리게 해 좋지 않다.
한방_ 한의학에서는 봄 석 달을 몸과 마음을 펴 활동을 시작하는 계절이라고 말한다. 움츠러들었던 겨울을 지나 하늘과 땅이 모두 생기로 충만하며 만물이 번영하기 시작한다고 파악하는 것이다. 이런 자연의 변화에 맞추어 생활하려면 이리저리 많이 돌아다니는 것이 좋다. 꽉 조이지 않는 옷을 입어 몸이 느슨해지게 하고, 머리 역시 질끈 묶지 말고 풀어놓는다. 이렇게 하면 계절에 맞게 몸과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여름에 속이 차가워져 여러 병이 나타나게 된다. 물론 황사의 폐해가 심해지고 있어 무조건 나갈 수는 없겠지만, 집 안에만 머무는 겨울 생활을 이어가는 일이 없도록 한다. 요즘은 황사에 대비할 수 있는 마스크 등 활용하기 편한 아이템도 많다.
황사 기간에는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양방_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황사 기간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해당되는 양방 건강법의 기본이다. 물을 자주 마시면 구강과 기관지 점막에 수분이 공급돼 오염물질을 희석시키 때문. 황사 기간에는 건강한 사람도 후두염이나 기관지염에 걸리기 쉬우며, 천식 환자는 증상이 더 나빠질 수 있다. 목이 컬컬하고 침을 삼킬 때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목소리가 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후두염 증상이다. 되도록 말을 하지 말고, 목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실내습도를 조절한다. 문을 꼭꼭 닫아놓으면 공기가 건조해지므로 젖은 수건을 널어 습도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가습기를 이용하면 편리하지만 제대로 청소하지 않으면 가습기를 통해 세균이 퍼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심한다.
한방_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좋지만 자칫 몸이 차가워질 수 있으므로 여러 가지 차나 채소즙으로 영양과 수분을 동시에 보충한다. 가래를 억제하는 도라지, 알칼리성인 콩, 해조류나 과일류도 기관지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당근은 쉽게 구할 수 있어 경제적으로 부담이 적으면서도 예방 및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 호흡기에 특히 좋고, 면역력을 활성화시켜 황사 기간에 딱 맞는 채소다. 뿐만 아니라 각종 비타민과 칼슘, 칼륨, 염소, 마그네슘, 철, 칼륨, 나트륨이 함유되어 있어 몸 전체 건강에 도움이 된다. 당근을 갈아서 아이와 함께 마시자. 그 외에 한방에서 추천하는 차는 모과차와 오미자차.
모과차 모과에는 비타민 C가 많이 들어 있어 기관지염과 기침 감기에 효과가 좋다. 집에서 직접 만들어도 좋고, 시중에서 판매하는 모과차도 괜찮다. 모과를 깨끗이 씻어 속의 씨를 파낸 뒤 껍질째 납작하게 썰거나 채 썬다. 깨끗한 유리병에 설탕과 모과를 재어놓고 수시로 끓여 먹는다.
오미자차 5가지 맛을 낸다는 오미자는 향이 특이하고 약간의 타닌이 들어 있어 예로부터 폐를 보호하고, 특히 기침을 가라앉히는 특효약으로 알려져 있다. 목소리가 가라앉았을 때 마시면 효험이 있다. 물에 오미자를 담가 선홍빛이 돌 때까지 우려 그 물만 끓인 다음 꿀이나 설탕을 넣어 신맛을 조금 없애면 아주 맛있는 오미자차가 된다.
황사의 영향은 어른보다 아이가 더 크게 받는다? 양방_ 아이가 영향을 크게 받는다기보다는 어른에 비해 참을성이 적어 증상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것이 문제다. 특히 눈과 호흡기 질환을 참지 못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어른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례로 눈이 시리고 가려울 때 손으로 눈을 계속 비비면 각막에 상처가 생긴다. 어릴 때 이 행동을 반복하면 시력이 더욱 떨어지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아이들이 이것저것 만지고 잘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주위를 만지면 끈적끈적한 눈곱과 눈물이 나오기도 한다. 증세가 심하면 흰자위가 부풀어 오르기도 하므로 억지로라도 손과 얼굴을 자주 씻긴다.
한방_ 황사로 인한 증상이 어른보다 아이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겨우내 아이들의 체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황사 자체를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체력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쩔 수 없이 외부 공기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황사를 피해 지내게 하더라도, 자연의 흐름에 따라 생활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실내에서라도 얌전하게 있지 말고 뛰놀게 하고 고른 영양 공급으로 체력을 보강해준다.
인공 눈물은 황사 대처에 도움이 된다? 양방_ 안구건조증이 있는 경우에는 인공 눈물을 수시로 점안하는 것이 필요하며,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은 렌즈를 평소보다 더 깨끗이 세척해야 한다. 라식 수술 경험이 있다면 보안경이나 선글라스 착용을 권한다.
한방_ 봄철의 건조한 공기에 황사가 더해지면 각결막 상피세포를 덮고 있는 막이 손상된다. 특히 알레르기성 체질인 사람은 모래 먼지의 중금속에 과민반응을 일으켜 증세가 더 심각해진다. 그러나 한방에서는 인공적인 무언가를 몸에 첨가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 편이다. 자연스럽게 눈물이 흐르게 해라. 따뜻한 물에 적신 수건을 눈 위에 올려놓고 얼마간 눈을 감고 있으면 눈가가 촉촉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소금물로 눈, 코, 입을 깨끗이 씻어낸다? 양방_ 집에 돌아오면 미지근한 물로 눈과 콧속을 깨끗이 씻어낸다. 소금물이 소독작용을 해줘 나쁘지는 않지만 눈을 자극하므로 눈을 씻는 것은 피한다.
한방_ 한의학에서도 소금물로 눈을 씻으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입 안을 헹구는 것은 OK. 아무리 조심해도 입 안에 황사 물질이 들어가기 때문에 미지근한 소금물로 입 안을 헹구면 유해물질을 뱉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살균 효과도 있다. 농도를 딱 맞출 필요는 없고 소금 한 스푼 정도 넣은 물이면 된다.
식염수 활용하기 사실 적당한 농도의 소금물을 집에서 직접 만들기는 쉽지 않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식염수를 활용하면 따로 소금물을 제조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다만 식염수는 밀봉된 뚜껑을 열고 나면 세균이 번식하기 시작하므로 한 번에 다 쓰고, 남은 양은 아까워도 버린다. 특히 오래된 식염수로 눈을 씻는 것은 금물. 종종 식염수의 용법에 쓰여 있는 렌즈 세척 관련 내용은 믿지 말 것.
알레르기성 결막염에는 얼음찜질이 좋다? 양방_ 결막염 초기 증세가 의심될 경우 하루 2~3회 정도 얼음찜질을 해주면 어느 정도 증상이 가라앉는다. 얼음찜질이 부담스럽거나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깨끗한 찬물에 눈을 대고 깜빡거리는 것도 좋다.
한방_ 한방에서는 직접적인 대처보다 눈을 시원하게 하는 차를 권한다. 외부 자극이 많은 봄철에 꾸준히 마시면 눈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눈을 밝게 하고 피로를 풀어주는 결명자차나 구기자차를 추천한다. 색다른 차를 원한다면 눈이 충혈되고 아픈 증세를 완화시키는 국화차와 감잎차는 어떨까? 그 외에 상피세포의 건강을 유지하는 비타민 A가 많은 당근, 시금치, 상추 그리고 건조한 날씨에 눈이 마르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냉이, 호박, 사과도 쉽게 구할 수 있는 한방 식품. 어른들은 삼백초 우린 물을 꾸준히 복용해 해독과 항균 작용을 노리자.
삼백초 삼백초 100g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헹군 다음 찬물 4ℓ에 넣어 1시간 정도 우린다. 그 다음 건더기와 우린 물을 센 불에서 15분, 아주 약한 불에서 15분 정도 달인다. 마지막으로 건더기는 버리고 우린 물 반은 냉동 보관하고 반은 냉장 보관해 하루 세 잔씩 공복에 마신다.
한방 목욕은 피부에 더 자극적이다? 양방_ 각종 재료를 물에 직접 넣어 목욕할 경우 체질에 따라 잘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먼저 작은 부위에 옅은 농도로 사용해본 후 악화되지 않으면 점차 사용 범위를 넓힌다.
한방_ 몸과 마음을 느긋하게 풀어주는 목욕은 한의학에서 적극 권하는 방법. 특히 황사 기간에는 한방 재료를 넣어 자극받은 피부를 풀어준다. 목초액, 숯, 녹두, 쑥 등은 가려움증을 가라앉히거나 몸의 열을 내려준다.
목초액 목욕 나무로 숯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연기를 액화해 응축시킨 것으로 살균, 해독작용을 하고 인체에 유해한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가려움증이 심할 때 목초액을 물에 타서 목욕한다.
숯 목욕 목욕물에 숯을 넣으면 물을 정화하고 유해 불순물을 흡착해 냄새를 제거한다. 물을 받아둔 욕조에 숯 2~3개를 10분 정도 담가두었다가 물이 약간 검게 변하면 숯을 건져내고 그 물로 목욕한다. 주의! 목욕물에는 단단한 참나무 숯이나 대나무 숯 등 질 좋은 제품을 넣어야 한다. 자칫 모공이나 주름에 고운 입자가 박힐 수 있다.
녹두 목욕 녹두는 해독력이 뛰어나며 성질이 차 몸 안의 열을 내려준다. 욕조에 물을 받고 녹두를 삶아 미지근하게 식힌 물을 섞는다.
쑥 목욕 해독과 소염작용을 하는 쑥은 가려울 때 쓰면 좋다. 말린 쑥을 물에 담가 쑥 성분이 우러나도록 푹 끓인 뒤 그 물을 목욕물에 섞어 쓴다. 쑥을 끓인 물은 가려운 부분에 직접 발라도 효과 만점!
※얼굴이 가려울 때는 찬물이 좋다? 양방ㆍ한방 모두 세안이나 샤워에 사용하는 물의 온도는 미지근한 정도를 추천했다. 너무 뜨거운 물은 피지를 과도하게 없애 피부 건조증을 유발하기 때문. 세안 후 피부 보습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나 얼굴이 가렵고 열이 나거나 발진이 생길 때는 찬물 대신 차가운 수건으로 피부를 진정시킨다.
진행|최진주 기자
사진|김래영
도움말|아이누리 한의원 황만기 원장(02-3474-1075), 누리엠앤씨
자료제공_리빙센스
우먼센스 기사전송 2009-03-0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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